[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대표 주류인 소주 수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낮은 도수를 선호하는 내수시장과는 달리 20도 중반의 제품이 세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량은 작년보다 15.3% 성장한 총 1032만2000상자, 1300억원 규모를 달성했다.
특히 수출되는 소주 대부분은 24도~25도 수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19도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것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주류 중 20도대의 술이 드물어 소주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발효주인 와인은 10도~15도, 맥주는 4도~10도, 막걸리는 5도~10도, 청주는 13도 내외의 알코올 도수를 지닌다.
소주와 같은 증류수인 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럼, 데킬라 등은 모두 알코올 도수가 40도가 넘는 독주다.
롯데주류가 지난 1995년부터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경월'은 20도와 25도로 구성되며, 현지 시장에서 80% 이상의 브랜드 인지도를 형성한 상태다.
또 2004년부터 미국에 선보이고 있는 'Ku' 소주는 현지인의 기호에 맞게 칵테일용으로 판매되는 24도 제품이다.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는 2006년 첫선을 보인 이후 세계적 주류품평회인 '몽드셀렉션(Monde-Selection)'에서 2010년부터 4년 연속 소주 부문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7월 프리미엄 소주로의 차별화를 위해 알코올 도수를 23도에서 25도로 높였고, 병 모양을 기존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변경했다.
지난 3월 믹싱주 콘셉트로 출시돼 11월 말까지 50만병(333㎖ 기준)이 판매된 더맥키스컴퍼니의 '맥키스'도 국내 인기를 발판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상해식품박람회(FHC China 2013)에 참가해 70여개국의 전문 바이어에게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회 참가를 바탕으로 더맥키스컴퍼니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진출하기 위한 유통망을 확보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19도의 소주가 가장 많은 인기를 끄는 것과 비교해 수출 제품은 20도대의 알코올 도수가 대부분"이라며 "이 도수의 소주는 와인, 맥주와 위스키, 보드카 등 주류의 중간 정도 되는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소주 시장이 저도로 변해가는 추세가 자칫 수출을 강화하는 데 역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수에서 주력이 되는 제품이 아닌 별도의 마케팅으로 수출을 이어가다 보면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도 이전의 20도 중반 소주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는 만큼 안방에서 인기를 끄는 제품으로 세계 시장에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품진로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하이트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