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구치소에서 암호 이용 위증교사한 마약범 기소

입력 : 2014-02-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구치소 갇혀 있으면서 암호를 이용해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교도소에 수감된 친구에게 위증을 교사한 미결수용자와 위증을 한 그의 친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백용하)는 친구에게 필로폰 소지 혐의를 부정하는 내용의 증언을 해달라고 부탁한 혐의(위증교사)로 이모씨(32·공익근무요원)를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또 그의 부탁을 받고 위증한 강모씨(28·회사원) 역시 함께 기소됐다.
 
이씨는 지난해 8월 필로폰 소지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채로 재판을 받던 중 친구 강씨에게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증언해줄 것을 부탁하기로 마음먹었다.
 
문제는 강씨 역시 이미 같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고 군산교도소에 수감돼 있었기 때문에 편지글이 노출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씨는 궁리 끝에 숫자에 알파벳을 대입시키는 방법으로 암호를 조합해 편지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수년간 친구로 지냈기 때문에 영어에 능통했다.
 
이씨는 먼저 편지를 통해 자신의 집에서 발견된 필로폰이 들어있던 용지와 발견된 장소 등을 자세히 적어 강씨에게 보내고, 며칠 뒤 숫자에 알파벳을 대응시키는 방법으로 만든 암호를 사용해 "증인으로 소환되면 '네가 구속되기 전에 너의 친구가 내가 전에 말한 장소에 필로폰을 두고 갔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같은 해 11월 이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씨는 이씨의 부탁대로 "올해 4월 내가 구속될 무렵 ㄱ와 함께 녹번동에서 살았고 구속되면서 짐을 ㄱ에게 맡겼으며 그 안에 내 친구가 두고 간 흰색가루가 들어있는 플라스틱통이 있었다"고 위증했다.
 
그러나 이들의 위증교사와 위증사실은 곧 탄로가 났고 본래 받았던 마약혐의 외에 위증교사와 위증죄가 추가됐다.
 
강씨는 이와는 별도로 교도소 내 같은 방에서 수용되어 있던 동료 수형자로부터 그가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을 얻어 소지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청사(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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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