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협회장 김교식 前차관 유력..'모피아' 아니면 안돼?

금투협장 빼면 全 금융협회도 모피아 잔치
"관료와 협회의 수요·공급이 적절히 맞아 떨어진 관행"

입력 : 2014-02-17 오후 5:33:07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손해보험협회장 내정이 유력시 되면서 금융공기업 뿐 아니라 금융관련 협회장 자리도 '모피아'의 손에 들어가게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공석이던 손보협회장에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유력하다. 이로써 국내 금융관련 협회 중 금융투자협회를 제외한 나머지 5개 협회 수장을 모두 모피아가 장악하게 됐다.
 
 
실제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금융 관련 협회 7곳, 금융지주 10곳 등 총 26곳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모피아 출신은 절반을 차지한다.
 
모피아는 기획재정부의 전신인 재정경제부(MOFE)와 이탈리아의 유명 범죄조직인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재무 관료들이 마피아처럼 세력을 구축해 금융권을 장악하는 것을 빗댄 말이다.
  
이처럼 금융협회 수장자리까지 경제관료들이 꿰차게 된 이유는 금융회사들의 자체적인 요구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의 제도개선이나 요구사항 등을 원활히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선 관료출신들이 장(長)으로 오는 게 '정치적' 목적에 맞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 초기에는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많이 하지만 업무를 시작하면 여러모로 편한점이 한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제관료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결속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또 1급 이상 고위직을 지낸 경제관료들도 상대적으로 임기가 보장되는 금융권 협회장 자리를 선호한다. 실적과 경영지표로 평가를 받는 금융회사보다 정부와 원만한 관계만 유지된다면 무리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한쪽(모피아)이 일방적으로 자리를 요구해서 지금같이 금융권이 관료 일색이 된 것은 아니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만 바라보는 업계 행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관료를 지내다 민간으로 자리를 옮기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외국의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골드만 삭스 회장을 지내다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루빈을 예로 들면서 "이제 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경제 장관으로 임명되는 사례도 나올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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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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