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주유소협회 소속 회원들이 지난 4월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석유유통시장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철폐를 외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최대 3000곳에 이르는 전국 주유소들이 다음달 12일 일제히 문을 닫는다. 주간보고제 도입을 반대해온 주유소협회가 동맹휴업에 나서기로 결의하면서다.
국내 주유소들은 석유거래상황기록부의 보고 주기를 주간 단위로 강화하는 것에 반발, 오는 6월12일 동맹휴업에 나선다. 국내 1만3000여개 주유소 가운데 최대 3000개 업소가 참여할 것으로 보여 차량 운전자의 불편이 우려된다.
29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내달 12일 동맹휴업을 실시하기로 결의하고, 전국의 주유소들을 대상으로 참여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재 국내에는 1만3000개의 주유소가 있으며, 이중 최대 3000곳이 동맹휴업에 참여할 것으로 협회 측은 전망하고 있다.
휴업에 앞서 다음달 2일에는 서울 세종로 정부1청사 앞에서 대규모 기자회견도 개최할 예정이다. 주유소협회는 지난 15일부터 정부1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동맹휴업 참여 여부를 조사해 다음달 2일 참가 업소의 수를 발표하고, 12일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소협회가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데는 오는 7월 주유소 석유거래상황기록부가 월간에서 주간단위 보고체계로 개편되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보고주기 단축을 통해 물량 흐름을 분석하고, 가짜석유 판매를 뿌리 뽑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보고 지연이나 허위 보고시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내 주유소들은 "주유소 현장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주유소협회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중소소기업중앙회관에서 '거래상황기록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간보고 도입에 대해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정부는 가짜석유의 유통원인으로 '석유제품에 부과된 유류세 차이와 이에 따른 부당이득 유인', '경유와 등유의 단순 혼합만으로 제조가 가능할 정도로 손쉬운 제조법', '값싼 제품을 선호하는 왜곡된 수요'에 기인한다고 밝혀 놓고, 근절대책은 대다수 선량한 주유소를 억압하는 보고주기 강화 정책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규제 강화로 인해 영세 주유소에 대한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