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 '리베이트 근절' 윤리경영 결의

입력 : 2014-07-23 오후 5:41:37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한국제약협회는 23일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실천 의지를 담은 기업윤리헌장을 채택하고, 회원사별 자율준수관리인 선임 의무화와 윤리기업 인증제도 도입·시행 등을 담은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정부가 리베이트 투아웃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자구적 실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 과도한 규제 적용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약업계는 그간 오랜 영업관행인 리베이트를 통해 제네릭(복제약)에만 의존해 왔고, 이는 곧 신약 개발을 후순위로 미루는 직접적인 동인이 됐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제약회관 4층 강당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참석 회원사 대표들은 안건으로 상정된 '한국제약협회 기업윤리헌장'을 만장일치로 채택·선포했다. 또 '한국제약협회 기업윤리강령'과 '표준 내규'를 담은 자료집을 배포하고, 리베이트 근절을 비롯한 윤리경영을 각 사에서 실천할 것을 결의했다.
 
이번에 채택된 기업윤리헌장과 기업윤리강령, 회원사에 권고한 표준내규는 지난 1993년 제정된 제약협회 윤리강령의 내용을 더 세분화·구체화하고, 실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강화했다.
 
임시총회에는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정·관 관계자와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 조순태 이사장(녹십자 대표이사)을 비롯한 주요 제약사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구서 제약기업윤리위원장(JW홀딩스 대표이사)이 대표로 낭독한 윤리헌장에는 "제약기업의 사명은 생명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품질이 우수한 의약품을 개발해 국민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제약협회와 회원사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윤리의식 함양을 제1의 기준으로 삼아 윤리헌장을 제정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약효가 우수하고 안전성이 높은 의약품 개발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의약품 생산체계 확립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유통질서 확립 ▲과학적 근거에 따른 의약품 정보의 정확한 전달 ▲임상시험과 연구 시 피험자의 인권 존중 ▲국내외 법령 준수 및 부패방지 등 인류 공통의 가치 관련 조약·선언·규범 존중 ▲제약기업에 부여된 사회적 책임 완수 노력과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 전개 등 7개항의 세부 실천사항을 명시했다.
 
총 21개조로 구성된 제약협회 기업윤리강령은 회원사별 내규 제정·자율준수관리자 선임, 의약품 정보 제공의 기준, 기부행위, 학술대회 개최 지원, 자사제품 설명회, 임상시험, 시판 후 조사와 견본품의 제공 등 사안별로 준수해야 할 지침을 적시했다.
 
또 제약협회는 제약산업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 지표를 개발해 윤리기업 인증제도를 도입·시행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사가 윤리헌장과 강령을 위반하면 협회 정관에 규정한 절차에 따라 회원사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경호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협회는 회원사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설명회 등을 통해 업계의 자율적인 리베이트 추방 노력을 뒷받침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도 연구개발 투자 재원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약산업을 산업으로서 인정하고, 배려하는 정책을 펴달라"고 건의했다.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기업윤리헌장 선포를 계기로 제약기업의 리베이트가 근절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승 식약처장은 격려사에서 "오늘과 같은 자리가 제약산업에 대한 국민신뢰 제고와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도 업계의 의지를 존중하고, 자율적인 노력을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제약회관 4층 강당에서 한국제약협회 기업윤리헌장 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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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