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석달동안의 도피 끝에 검거된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사망)의 장남 유대균씨(43)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27일 유씨에 대해 99억원의 횡령과 배임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균씨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씨(34·여)와 하모씨(35·여)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이 함께 청구됐다.
검찰은 "청해진해운과 관계 회사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 액수가 크고 장기간 도피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유씨에 대한 영장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박씨 등 두 여인에 대해서도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중요 피의자를 도피 시작단계부터 검거될 때까지 조력하는 등 사안이 중한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아버지 유 회장과 함께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으로부터 매월 고정적으로 1000만원 가량의 급여를 받아왔다.
또 유 회장 및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상표권사용료 및 컨설팅 명목 등으로 거액의 세모그룹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횡령과 배임의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지난 4월16일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자 3일 뒤 프랑스로 출국하려다가 검찰의 출국금지에 막혀 실패하자 곧바로 도주했다가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박씨와 함께 검거됐다.
박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내부에서 일명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씨(64·구속기소)의 딸로, 유씨가 도주를 시작한 때부터 검거될 때까지 차에 태워 이동시키는 등 직접적으로 도피를 도와준 인물이다.
신씨는 지난 6월13일 자수했지만 박씨는 그 후에도 유씨를 도주시켰다. 태권도 유단자로 국제심판자격증까지 보유한 그는 대균씨의 경호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유씨와 박씨를 자신들 명의로 되어 있는 경기용인 오피스텔로 안내하고 음식물 등을 제공하면서 장기 도피를 도운 혐의다.
이들 3명은 지난 25일 검거된 이후 비교적 협조적으로 차분하게 검찰조사를 받아왔으나 대균씨의 경우 자신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유씨의 횡령 배임 혐의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씨와 하씨를 상대로는 그동안의 도주경로와 숨진 유 회장과의 연락 여부, 유 회장의 도주 경로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회장의 도피를 마지막까지 도왔던 운전기사 양회정씨에 대한 소재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유씨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28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도피 석달만에 지난 25일 검거된 유병언 회장의 장남 대균씨(왼쪽)와 그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씨.ⓒ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