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방역에 구멍이 또 뚫렸다. AI의 경우,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수도권 지역의 전통시장에서 발생해 방역당국과 사육농장 등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부가 내년 5월까지 추진하고 있는 AI와 구제역 특별방역대책 기간임을 감안하면, 방역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 내 가금류 판매시설에서 채취한 시료의 정밀 검사 결과는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가금류가 수도권에서 확인되기는 올겨울 들어 처음이다.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의 모습 ⓒNews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22일 AI 상시예찰 과정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역본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지난 26일 H5N8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27일 고병원성 AI로 최종 확진됐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곧바로 모란시장 내 가금류 판매업소와 중간 계류장 등 18곳에 있던 토종닭과 칠면조, 오골계 등 총 3202마리를 지난 26∼27일 살처분한 뒤 28일 닭 판매업소 11곳을 폐쇄 조치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조치는 AI 감염 닭의 시료를 채취한 지 1주일가량 지난 뒤에 나온 것이어서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농식품부는 "시료 채취 후 분석과 고병원성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유동인구가 많은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AI가 다른 곳으로 확산되거나 AI에 감염된 닭이 소비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민속 5일장인 모란시장은 AI 확산을 막고자 시장 조성 50년 만에 처음으로 장날인 29일 휴장했다.
여기에 구제역 의식 신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충북도 구제역 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과 상당구 미원면 등 양돈농가 2곳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증평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바 있다. 충북도 구제역 대책본부는 지난 23일 예찰과정에서 증평군의 한 양돈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 5마리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정밀 조사한 결과, 최종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I와 구제역이 연달아 발생하자 방역체계의 허술함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AI의 수도권 확산 우려에 방역당국와 사육농장 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모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과 함께 AI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농가가 아닌 재래시장 등 다른 지역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중앙역학조사반을 투입하고 결과에 따라 관련 방역조치를 최대한 신속히 취할 예정"이라며 "관련 시설 출입 차량에 대한 소독과 차단방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