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포인트(0.12%) 내린 2143.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은 "경기가 예상대로 개선된다면 올해 안에 금리 인상과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줬고, 코스피는 장 중 2130선까지 주저앉았다. 다만 이날 시가총액 규모가 큰 삼성그룹주 일부가 지배구조 개편 가속화 기대감에 급등하면서 주가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늘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우려가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지만,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 덕에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0억원, 709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452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559억원 매도 우위였다.
개장 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종목은 일제히 상한가로 치솟았다.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부각되면서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SDI 등 일부 삼성그룹주도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은 금리 인상 우려가 온전히 반영된 탓에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8포인트(0.68%) 내린 708.66포인트를 기록하며 2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시장 내 시총 규모가 큰 컴투스가 유상증자 소식에 9% 가까이 급락한 것도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86억원, 92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은 329억원을 순매도했다.
한동안 ‘가짜 백수오 파문’에 시달렸던 내츄럴엔도텍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저가 매수 물량이 유입되며 3거래일 연속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주력 제품인 백세주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국순당은 하한가로 직행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국내 증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당분간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옐런이 언급한 '적당한 시점'은 9월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12월 이후를 생각하고 있어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여름 증시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도 "일단 미국 증시가 어떻게 움직일 지를 본 뒤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시장이 자체 힘만으로 오를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다소 조심스러운 투자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