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트위터는 딕 코스톨로의 사임으로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잭 도시를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맞았다. 소셜미디어(SNS)의 선두주자로 미국 증시에까지 상장하며 승승장구 해 왔지만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다. 광고 외에 특별한 수익 모델이 없었던 트위터는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새로운 SNS에 밀려 성장 정체라는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트위터의 매출은 4억36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4억5700만달러를 밑돌았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한 3억200만명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20%의 이용자 증가를 점쳤다. 트위터에게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새 바람이 절실하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의 모습.(사진=뉴시스/AP)
이 가운데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이 트위터의 새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의 인터넷라디오 생방송 서비스인 '비츠원'에서 트위터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 DJ가 음악을 직접 선곡해 들려주는 실시간 큐레이션 서비스를 트위터가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트위터는 최근 '프로젝트 라이트닝'이라는 실시간 큐레이션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알렸다.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올라오는 트윗과 사진, 동영상을 묶어 보여줘 이용자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관련 콘텐츠들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이 서비스가 트위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타임라인의 해체라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비관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테크크런치는 단순히 최신의 트렌드와 관련된 내용들을 모아 보여주는 것보다 전문 기자나 유명인이 직접 코멘트를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신규 이용자 모집에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명 가수나 라디오 DJ가 직접 방송을 진행하며 팬들과 소통을 하는 비츠원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가 최근에 인수한 실시간 인터넷 방송 페리스코프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유명인들이 직접 진행을 하는 생방송 SNS쇼로 미디어로서의 역량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 뮤직의 '포 유' 기능도 트위터가 응용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혔다. 이용자의 팔로워나 과거 리트윗 내용을 토대로 관심이 있을 법한 내용들을 먼저 추천해 주라는 것이다. 이를 테면 NBA의 특정 농구팀의 선수와 스탭들을 모두 팔로우 한 이용자가 있다면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 미리 알려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위터의 투자자 중 한 명인 크리스 사카는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 관심사를 똑똑하게 모아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트위터의 스마트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