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소송 시 증인 및 감정인에 대한 원격 심리를 허용하는 방향의 법 개정이 추진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은 최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 영상 신문 절차를 도입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법원이 ▲증인이 지역 또는 교통상의 이유로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증인의 나이, 심신상태, 당사자나 법정대리인과 관계, 신문사항의 내용 등에 의한 심리적 부담을 이유로 법정에서 당사자와 직접 대면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해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 비디오 등 중계시설을 활용해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증인이 법원에 출석해 이뤄진 신문으로 간주된다.
감정인에 대한 신문에 있어서도 ▲감정인이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감정인이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화상 심문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증인 등에 대한 증거조사 절차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고 증인 등을 배려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 영상 신문절차를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 의원은 감정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정인은 감정사항이 자신의 전문분야에 속하지 아니하는 경우, 또는 그에 속하더라도 다른 감정인과 함께 감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곧바로 법원에 감정인의 지정 취소 또는 추가 지정을 요구해야 하고 ▲감정인은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단서를 추가했다.
또 감정인에 대한 당사자의 신문을 허용하되 당사자의 신문이 중복되거나 쟁점과 관련이 없을 때, 또는 다른 필요한 사정이 있을 때 당사자의 신문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개정안에는 당사자의 공방권을 보장하고, 당사자의 진술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하게 하기 위해 ▲감정진술에 관해 당사자에게 서면이나 말로써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고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한 사실에 대해 당사자에게 진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 의원은 제안이유에서 “감정에 의한 증거조사 절차를 개선함으로써 당사자 모두가 만족하고 승복하는 바람직한 민사재판의 모습을 구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해철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