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최근 조기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두 은행의 조기합병을 공론화 한 이후 1년여 만이다. 증권사들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통합에 합의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통합이 최종 확정되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자산 규모 290조원, 직원수 1만5717명의 국내 최대규모 ‘메가뱅크’가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을 보면,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비율은 외환은행 보통주식 1주 당 하나은행 보통주식 2.525주다.
지난 10일 2만8850원에 거래됐던 하나금융은 통합 합의를 발표했던 13일에 2만9700원, 14일 3만850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15일에는 은행주의 동반 하락 속에 2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대체적으로 노사갈등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을 근거로 하나금융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KTB투자증권은 하나금융의 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3만53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결정으로 당장 재무적인 효과가 발생하기는 어렵지만 노사갈등 우려가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대부분 은행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1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나금융은 대규모 주식매각 이익이 발생해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51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740억원으로 증가했고, 2분기는 3660억원으로 추정된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합이 된다면 프라이빗 뱅킹(PB)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 분야에 독보적인 외환은행의 장점이 합쳐져 점진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4만원을 제시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노사갈등 등 부정적인 이슈가 지금까지 하나금융 주가 저평가의 원인”이라며 “이번 합의로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강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4만3000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병에 따른 비용문제로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4만6000원으로 제시하면서 “IT 분야 통합 비용이나 인테리어 교체, 통합 광고 등에 소요되는 단기적 비용지출이 올해 이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