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우조선해양의 빅배스(Big Bath) 사태로 조선, 건설 등 수주업종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투자자 보호와 공시 신뢰를 위해 공시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회계기준원은 22일 오후 3시 ‘수주산업의 회계투명성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성기종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공사기간이 3~4년 정도 소요되는데 투자자들은 수주 납기 외에 정보를 알 수가 없다”며 “공사의 공정률과 목표 대비 진행률, 미청구공사비, 매출채권 등의 내용을 매 분기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연구위원은 “이런 사안에 대해 공시가 없다보니 문제가 생길 경우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한국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장은 “회계공시는 신뢰성과 합리적인 근거 하에 작성될 때 그 의미가 있다”며 “현재 수주산업의 경우 공사가 장기간 동안 진행되고 복잡한 공정이 수반되면서 불확실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박 실장은 개선방향으로 ▲추정총계약원가 ▲누적계약원가 ▲진행률 ▲예상손실 ▲매출채권과 대손충당금 ▲미청구공사와 손상차손누계액 등 개별 건설계약 정보의 추가공시를 제시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와 같은 논란이 계속 된다면 공사 진행률에 따라 작성하는 방식을 중단해야 한다”며 “회계부정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어길 경우 명확한 징벌적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진행된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관련 토론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김병철 현대중공업 회계팀 부장과 김석진 삼성중공업 경영지원팀 부장은 “공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자칫 원가 등 계약 상 민감한 사항이 노출될 수 있다”면서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권추 금융감독원 회계심사국 부국장은 “투자자 보호가 기업의 영업기밀보다 중요하며, 현 상황은 투자자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이 투자자와 소통할 수 있는 공시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토론회를 포함,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빠르면 다음달 초 수주산업 회계 관련 모범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