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금호그룹주가 최근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 등 그룹지배구조를 금호석유화학 중심으로 재편키로 했다는 소식에 크게 출렁였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의외로 향후 그룹 지배구조에 핵심으로 떠오른 금호석유(011780)화학.
8일 금호석유화학은 전날보다 9.84%(3800원) 급락한 3만4800원으로 추락했다. #금호타이어가 전날에 비해 2.48% 하락했으며, 대우건설(047040)과 아시아나항공(020560)도 각각 0.39%, 1.20%씩 떨어졌다.
최근 벌어진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과 관련해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단일 지배구조 체제 전환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가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의 속내를 놓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관련주의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룹이 공식적으로 밝힌 지배구조재편이 아니라 형제간 지분 경쟁 등 향후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캐시카우인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지원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룹의 단일 지배구조 체제로의 전환시 주가에는 부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최근의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에 따른 향후 그룹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과 관련해 금호그룹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을 놓고 다양한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
금호그룹은 전날 오너 일가의 지분이동에 대해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양대 지배구조 체제에서 금호석유화학 단일 지배구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대우건설 및 기타 자회사 매각 등의 진행으로 금호산업이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것이 확실한 만큼 지배구조가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고 오너 일가의 지분 이동 역시 이런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요건은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모회사 자산총액의 50%를 초과해야 하는데, 대우건설 및 기타 자회사 매각 등으로 금호산업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하로 떨어질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안팎에선 향후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 아니냐에서부터 그룹 내 형제간 지분경쟁 등 온갖 추측이 나돌면서 이에 따른 시나리오별 주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증권가에선 형제간 지분경쟁으로 비화될 경우 향후 관련주의 단기 주가상승 모멘텀을 예상하는 전망도 나왔다.
때문에 그룹차원의 향후 전개될 방향성에 대한 가시적인 시그널이 나오지 않는 한 금호그룹주의 변동성은 당분간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금호그룹 오너 일가는 최근 금호산업 주식을 대거 처분하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그룹 화학 부문 회장은 최근 한달새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9.19%까지 확대했다. 박 회장의 아들인 준경씨도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사들였는데, 이날 기준으로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9.02%까지 늘렸다.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 상무도 최근 164만4340주를 사들이며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6.47%로 늘렸다. 반면, 금호산업 주식은 122만6270주를 팔아치워 지분율을 종전 3.97%에서 1.45%로 낮췄다.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씨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299만852주를 사들이며 지분율을 종전 10.01%에서 11.76%로 확대했다.
금호산업은 이에 따라 이날 현재 대주주 지분율이 종전 36.83%에서 35.41%로 1.4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는 금호산업 주식을 각각 125만8540주(2.59%), 107만4000주(2.21%)를 사들였다.
뉴스토마토 정경준 기자 jkj85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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