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당분간 보수적 대응에 주력할 것을 권하고 있다.
30일 <뉴스토마토>가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의 센터장은 다음 달 국내 증시가 불안한 박스권 장세를 전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장 초반 분위기처럼 다음 달에도 국내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좋아져도 연준의 금리인상 관련 악재가 남아있고, 국내 시장에는 3분기 실적 부담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0월 코스피는 제한적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대외 여건 탓에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여전히 펼치고 있어 지수가 올라가기보다는, 1900선의 지지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의 박스권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잠재된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눈높이를 낮추고, 방어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 가치 대비 많이 떨어진 주식을 찾고, 그 중에서도 소비재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 개념을 갖춘 종목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도 “일단 전반적으로 보수적 대응을 유지하는 한편 실적 시즌과 원·달러 환율 상승 분위기에 맞춘 종목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길게 봤을 때 글로벌 시장 대비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국내 증시의 상대적 투자 매력을 높일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 관점의 매수 전략을 시도할 시점은 다음 달 중순 이후가 적기일 것으로 관측된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모멘텀은 없지만 우리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낮아 낙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10월 중순 중국의 경기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결정될 18차 5중전회 이후 밸류에이션 매력에 기반을 둔 시장 대응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4분기는 중국의 정책 모멘텀이 부각되는 시기인데 경기 부양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앞서가던 미국보다 국내 증시가 더 견고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 회복 초기 시장을 이겨왔던 경기 민감 소비재와 IT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진·유현석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