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중국이 2조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기업들의 해외진출 확대와 적극적인 M&A를 지원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중국의 해외진출 전략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해외 수출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페트로차이나와 중국은행, 중국통신 등 거대 국영회사를 바탕으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 왔다. 중국의 역외 비금융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액은 지난 2002년 1억 4300만달러에서 지난해 407억달러로 약 285배 급증했다
쿼 훙빈 HSBC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해외 M&A 지원을 위해 외환보유고를 사용할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쿼 연구원은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한다는 중국 정부의 전략은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는 달러화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축적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기업 실물 자산을 매입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신용 위기 이후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한 중국 기업들은 해외 M&A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석유 및 천연자원 기업 매수에 힘써 지난달 중국 3대 석유회사 중 하나인 시노펙은 스위스 석유회사 아닥스를 72억달러에 인수했다. 페트로차이나와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도 해외 자원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개발은행(CDB)은 "중국의 해외투자 확대는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의 월스트리트가 아닌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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