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STX 뇌물수수' 사건으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과 장남 정모(38)씨가 항소심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승련) 심리로 2일 열린 정씨 부자에 대한 항소심 1회 공판에서 정씨 부자의 변호인은 "이들이 STX로부터 받은 돈은 정당한 후원금이기에 뇌물성이 없으며 당시 정 전 총장은 해군 함정 획득사업과는 직무 관령성도 없었다"며 STX 뇌물 수수 혐의를 부인했다.
정씨 부자의 변호인은 또 해군 정보함 3차 사업 추진과 관련해 정 전 총장이 6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원심이 정 전 총장에게 금품이 전달되는 과정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을 뿐더러 관련자들의 진술 또한 상반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들 부자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12월 하순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부는 정씨 부자가 신청한 증인들의 채택 여부를 결정해 다음 기일인 11월25일 오후 3시에 채택된 증인신문을 일괄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정 전 총장의 6000만원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한 현장검증이 필요하다면 이는 12월 초순경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정 전 총장은 해군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에 대한 수주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STX그룹으로부터 아들이 대주주인 회사로 있는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7억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경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됐다. 아들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전 총장은 이 외에도 해군 정보함 3차 사업 추진과 관련해 2008년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전투발전보안부장이던 이모(61)씨로부터 독일 A사의 부품 납품에 대한 청탁을 받고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추가 기소됐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