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붐 끝났나…10월 거래건수 급감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로 중소형 기업들 합종연횡 감소

입력 : 2015-11-02 오후 3:05:15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특히 거대 기업들의 ‘빅딜’은 지속되고 있으나 중소형 글로벌 기업들 간의 거래건수가 줄어 질적인 부문에서의 전망이 어둡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톰슨로이터가 조사한 10월 글로벌 시장의 M&A 거래 건수는 217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1~9월까지의 월별 평균 건수가 3521건을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약 40%가 감소했다. 1996년 10월(2066건) 이래 가장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중소형 기업들의 거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면서 덩치가 작은 기업들이 M&A에 소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에서 M&A 업무를 맡아온 익명의 전문가는 “어느 누구도 M&A 호황기가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 건수가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래 금액 규모 면에서는 월간 기준으로 역대 다섯 번째 수준(5140억달러)을 기록했다. 거대 기업들의 빅딜 논의 덕분이다. 지난달 벨기에 맥주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와 영국 사브밀러가 1040억달러에 합병 협상을 타결했다.
 
제약 업체의 빅딜도 논의됐다.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보톡스 제조사인 앨러간에게 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예비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두 회사가 합병되면 시총 3300억달러(약 378조원)로 집계돼 전문가들은 올해 최대의 M&A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대기업들의 빅딜이 줄어들면 M&A 시장은 침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M&A 시장은 여전히 밝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더크 알베르스마이어 JP모건 M&A 부문 책임자는 “M&A 시장이 침체됐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각 업종별로 환경이 다른 데다가 10월처럼 글로벌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으면 재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와 영국 사브밀러가 사실상 합병 협상을 타결했다. 케이프타운의 바텐더가 사브밀러의 맥주를 담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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