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내 재산 112만6951달러(약 13억원)를 한국으로 반환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로레타 린치(Loretta E. Lynch) 미국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전 11시(현지시각) 워싱턴DC 미국 법무부 본부에서 형사사법 공조 등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린치 장관은 미국 정부가 몰수한 전씨 일가의 재산을 반환하기 위한 현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고 설명했으며, 양국 장관은 이를 한국으로 즉시 반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앞서 전씨는 1996년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추징금 2205억원을 내라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3년 당시 추징금 집행 시효 만료가 임박하면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이 개정됐고, 추징금 집행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대폭 연장됐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전씨 일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법무부는 그해 8월 미국에 미국 내 은닉 재산을 동결해 달라는 취지의 형사사법 공조를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는 FBI와 지난해 2월 차남 재용씨의 LA 뉴포트비치 주택 매각대금 72만달러 상당을 동결하고, 국토안보수사국과 그해 8월 재용씨의 부인 박상아씨의 투자이민채권 50만달러 상당을 동결한 후 몰수를 위한 소송을 진행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건은 한·미 간 공조를 통해 최초로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데 성공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고위 공직자 일가가 부패 범죄로 취득해 해외로 은닉한 재산을 국내로 환수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10일 워싱턴DC에서 미국 국토안보부 제이 존슨(Jeh Johnson) 장관과 문정왕후 어보 등 미국으로 유출된 한국 문화재 반환 문제, 강제추방을 통한 범죄인 송환 협력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현웅(왼쪽)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현지시각) 워싱턴DC 미국 연방 법무부에서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환수자금 인도증서를 건네받고 있다. 사진/법무부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