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등 53개 시민단체가 14일 최대 10만명이 참석하는 민중총궐기 집회를 예정 중인 가운데 검찰이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공안부는 13일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검찰은 "합법적 집회·시위, 정부 정책과 관련한 건전한 비판 등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겠지만 대다수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보호하고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불법폭력집회는 엄정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도로점거나 경찰관 폭행, 공용물건 손상 등 불법행위 가담자는 현장에서 체포하고 역할과 죄질에 따라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공용물건 손상 등으로 국가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민사상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장에서 체포되지 않은 불법행위자나 배후 조종자도 끝까지 추척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앞서 법원은 지난 11일 불법폭력시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재판에 불출석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번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요 인사들이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출신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투쟁본부를 구성한 53개 단체 중 19개 단체가 헌법재판소 재판 당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반대 범국민운동본부'에 가입했던 단체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집회 대응을 지휘하고 있는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검사장)은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신심판 당시 국가를 대리해 소송을 지휘했다.
앞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개혁 중단·국가보안법 폐지·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등 11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대규모 투쟁을 선언했다.
서울광장 등에서 열리는 이번 집회 참석 인원은 최대 10만명으로 추산된다. 2008년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4월18일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는 8000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가 불법시위 혐의로 100명이 체포됐다. 한달 뒤 열린 세월호 추모 집회에서도 1100명이 참가해 115명이 체포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