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치료제를 불편한 맞춤형 양복이 아니라 ‘기성복’으로 만들겠습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언제 어디서든 처방을 받아 쓸 수 있도록 중장기 기계화·산업화를 이루는 것이 안트로젠의 미래입니다.”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5년간 연구해 온 우리만의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전문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바이오 업체다. 지난 2000년 3월 설립됐으며 대표 제품은 크론성 누공(직장과 항문 주위 피부로 구멍이 뚫리는 희귀병) 치료제 ‘큐피스템’이다. 큐피스템은 환자의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비정상적인 면역 체계를 조절해 상처 조직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중에서는 유일하게 보험 급여 품목으로 지정됐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원료로 한 화장품 ‘SCM2'도 안트로젠의 대표 제품 중 하나다. 레이저와 미세침 치료 시술 후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기능의 제품이다. 회사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레모둘린‘도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안트로젠은 14억1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제품 연구개발(R&D)에 쓰인 비용이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3분기 매출은 누적 기준 27억4000만원을 달성했고, 순손실은 4000만원으로 줄였다. 순손실이 줄어든 데는 일본 이신(Ishin)사에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 기술 수출에 따른 로열티가 반영됐다.

 

이 대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라면 R&D 비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R&D 비용이 적다면 제품 개발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연구소와 생산 시설 투자, 임상 진행 비용에 쓰인다. 안트로젠은 당뇨성 족부궤양 치료제와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의 추가 임상을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금 생산 설비로는 미국(진출 시 공급할)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오는 2019년 미국에서 제품이 발매된다고 가정했을 때를 대비해 국내에 생산 공장을 세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안트로젠은 이번 상장을 통해 모두 120만주의 주식을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2만3000~2만8000원이다. 조달 자금은 276억~336억원 규모다. 다음달 2~3일 수요 예측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7~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다음 달 중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