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이 4일 "신속하고 적정한 재판에 의해 분쟁을 1회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재판의 이상이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1심의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양 대법원장은 "제1심에서 충분한 심리와 검토를 거쳐 최선의 결론이 나고, 상급심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는 재판 운영이 정착될 때 모든 재판은 권위와 신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심급제도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해 하급심의 재판이 상급심에서 변경되는 것을 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제1심의 법관도 최종심 법관으로서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또 상급심의 법관은 당해 사건에 관해 이미 한 단계의 사법적 검토가 있었음을 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재판에 해 심급제도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의 주요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법원행정처는 충실한 심리를 바탕으로 한 종국적 분쟁해결과 가정법원의 후견적 기능 강화 등으로 바르고 충실한 재판기능 수행을 통해 국민의 신뢰가 높아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법관 인사제도의 개선, 법원 구성원의 복지 증진, 법원 공무원의 인사제도와 조직문화 개선 등을 통해 사법부 내부의 공감대 확산과 신뢰 증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법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써 달라"고 을 당부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이날 대법원의 사회적 갈등 해결 기능을 강화와 국민의 충실한 권리 보장을 위해 상고제도 개선에 관한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고, 하급심의 더 충실한 재판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평생법관제, 법조일원화의 정착에 따라 법조경력이 긴 법관이 합의부 배석판사로 보임되고, 법관의 합의부 배석판사로서의 근무 기간이 장기화하는 등 전통적인 지방법원 합의부 구성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지방법원 합의부의 운영과 관련해서는 업무·생활·문화적인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없는지를 점검하는 등 합의부의 업무 관행과 문화를 변화하는 시대 환경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특히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사법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사법행정에 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법행정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법관 사회의 의견이 사법행정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전국 법관의 대표로 구성된 위원회 조직을 구성하는 등 상시적인 참여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전국 법원장은 가정법원의 후견적 기능 강화, 장애인·외국인·이주민 등을 위한 사회적 약자 우선 창구 개설, 감정절차의 공정성 제고, 법정 통역인 제도 개선, 바람직한 법정 언행 확립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4일 오전 10시 대법원 4층 대회의실에서 전국 법원장 회의가 열린 가운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대법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