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들 '내년 변호사시험 공고 취소소송'

"법무부 혼란 초래…정상적 시험진행 어려워"
법무부 "시험, 예정대로 실시"…논란 더 커질듯

입력 : 2015-12-21 오전 2:31:01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공식입장 표명의 파장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내년 변호사시험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해 진통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모임인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는 “21일 내년 1월로 예정된 제5회 변호사시험 공고 취소소송과 소송 진행 중 시험 실시를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에 따르면, 이번에 소송을 내는 원고인단은 내년에 처음 변호사시험을 치르는 로스쿨 3학년생들과 제4회 변호사시험 탈락자 등이다. 소송 대리는 한국법조인협회가 맡았다.
 
이들 원고인단은 이날 “변호사시험법에 따르면 변호사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시행되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변호사시험 주무부서인 법무부가 사시 폐지 유예 입장 발표로 신뢰보호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수험생 및 전국적인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매년 정원 대비 75% 내외의 합격률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정원 대비 90% 이상이 변호사 시험 취소 위임장을 제출함에 따라 변호사 시험이 파행될 위기”라며 “현재 정상적인 시험실시와 전문인력의 수급이 불가능하므로 변호사시험 실시계획공고 처분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법협 관계자는 “법무부가 법률에 정해진 사시폐지의 기한을 유예하자는 입장으로 변호사시험은 파행에 치닫고 있다”며 “법무부의 기존에 수년간 쌓아온 신뢰에 대한 훼손으로 인해 재학생은 돌이킬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또 “법무부의 입장표명에 따라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구성된 법전협조차 변시 출제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던 상황에서 재학생은 예정된 변호사 시험 일정을 신뢰하고 그에 맞춰 공부를 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며 “이 같은 사태를 촉발시킨 법무부는 사시 유예 입장을 철회하고, 변호사시험 일정을 강행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3일 법무부는 2017년 폐지 예정이었던 사법시험을 4년간 추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로스쿨 재학생들은 자퇴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모든 학사일정을 거부하고 대부분의 재학생들이 검찰실무시험 등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 또 로스쿨 교수들은 내년 변호사시험 문제 출제 거부 입장을 표명한 뒤 최근 입장을 선회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변호사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일부 3학년 재학생들은 단식투쟁, 시험거부선언을 이어가고 있고, 재학생들도 1인 시위, 사법개혁을 위한 국토 종주 등 혼란이 갈수록 번지고 있다.
 
사법시험 준비생과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등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쪽 역시 로스쿨과 사법시험을 병행하는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일부 사법시험 준비생들은 삭발식을 갖는 한편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학사일정을 거부하고 재학생들의 자퇴를 종용했다며 서울대와 한양대 로스쿨 학생회 임원 전원을 업무방해와 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지난 내년 변호사시험 연기 등 로스쿨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협의했지만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실무적으로 어렵다며 예정대로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법고시 존치 여부를 놓고 법조계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1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 운동장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로스쿨 법무부 규탄 결의대회에서 전국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이 변호사시험 응시표 화형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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