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회째를 맞는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의 법관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이 더욱 보강된다.
서울변호사회는 17일 "법관평가가 더욱 객관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지난 10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에 법관평가 전반과 향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변호사회에 따르면, 연구소가 법관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외국 사례를 최종 분석한 결과 변호사의 법관평가가 개별 법관에 대한 재평가와 인사, 징계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변호사회는 2008년 법관평가제를 처음 실시하기 전 미국과 일본, 대만 등지의 변호사 단체가 실시하고 있는 법관평가제를 1년여간 검토한 뒤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에 보고된 용역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에 앞서 법관평가제를 실시한 이들 국가에서는 평가 결과가 법관 인사나 징계에 주요 기준으로 작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아직 법관평가 결과가 법관 인사나 징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 서울 관내에서만 실시되던 법관평가제가 전국단위로 확대됐고 우수법관을 공개 하면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회복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막말판사 등 국민에 대한 법관들의 고압적인 자세는 시행 초기에 비해 상당 수준 없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원도 법관평가제 도입 이후 자체 법정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더욱이 하위평가를 받은 법관이 대법관 등 고위직으로 천거될 경우 여론을 통한 적극적인 견제가 가능해짐으로써 대법원 구성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퇴임한 민일영 대법관 후임 후보로 천거된 고위법관 중에 법관평가에서 하위평가를 받은 2명이 포함되자 철저한 검증 여론이 높았고 결과적으로 최종 추천자에 이들 2명은 오르지 못했다.
이같이 순기능이 계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확립된다면 법원 내에서도 법관 인사나 징계의 준거자료로 법관평가 결과가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법관 인사권이 사법부의 고유 권한이지만 소송 당사자인 국민과 그를 대리하는 변호사들의 의견인 만큼 대국민 사법신뢰 확보 차원에서도 법관평가제가 가지는 의미가 적지 않다.
서울변호사회로서도 법원이 수긍할 수 있을 만큼 평가의 객관성·공정성 확보와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은 숙제다.
서울변호사회도 이날 "향후 연구용역 결과를 참고해 법관평가가 법률전문가에 의한 객관적인 평가로서 법관에 대한 인사와 징계의 준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의 개정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오는 12월31일까지 평가표를 수집한 후 내년 1월 중순경 '2015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 1월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원행정처 민원실에서 2014년 법관평가 명단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