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주요 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비교적 무난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올해 1분기 실적이다. 연초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악영향이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각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뉴스토마토>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대우증권(006800)의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621.8% 증가한 71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치는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 관련 채권 매각이익 350억원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실제치는) 시장 컨센서스를 22.2%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 1위 NH투자증권의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98.5% 증가한 650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039490)은 순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성장한 334억원이다.
삼성증권(016360)의 순이익은 86.7% 늘어난 6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4분기 증권사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와 부합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컸던 거래대금 감소와 브로커리지 수익 부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문(상품운용수익 등)의 실적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권사의 4분기 어닝시즌이 비교적 무난하게 지나갈 가능성이 높은 반면, 1분기 실적 전망에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올해 초 증시를 뒤흔든 ‘차이나 쇼크’가 1분기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대우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720억원이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은 19.4% 줄어든 680억원, 삼성증권은 4% 축소된 8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 감소한 350억원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증권사 실적에 주가연계증권(ELS) 델타 헤지(ELS를 판매한 증권사가 직접 기초자산을 보유해 위험을 회피하는 것)에 따른 일부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1분기 어닝시즌에 가까워지면서 각 증권사의 손실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HSCEI ELS로 인한 증권사 손실은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되고, 중국 증시가 부진한 환경 하에서 지속될 수 있다”며 “만기상환까지 끌고 갈 경우의 거래 비용 증가와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