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지난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서 10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 국회의원(무소속)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원유 DLS 발행 및 상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증권사의 원유 DLS 손실액은 1117억원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만기를 맞은 원유 DLS 발행액은 8257억원, 이 중 실제 투자자들이 돌려받은 돈은 7140억원으로 평균 13.5%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원유 DLS는 투자기간 중 서부텍사스유(WTI) 등 국제유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그러나 만기가 도래했을 때 국제유가가 가입 당시의 40~60% 이하로 내려가면 이론 상 원금을 잃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WTI의 경우 2014년 6월 106달러에서 현재 33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원유 DLS의 손실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증권사별 손실규모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만기 946억원 중 상환액은 412억원으로 56.5%의 손실률을 보였다. 이어 유안타증권(-23.8%), 대신증권(-17.1%), 신한금융투자(-14.4%), 현대증권(-10.2%), KDB대우증권(-7.4%)도 성적이 저조했다.
반면에 하이투자증권(2.3%), 삼성증권(1.6%), 하나금융투자(1.0%), 한화투자증권(0.7%) 등은 저유가 추세 속에서도 수익을 냈다.
지난해 원유 DLS 발행액은 대우증권이 29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NH투자증권(1862억원), 대신증권(1215억원), 현대증권(849억원), 신한금융투자(774억원), SK증권(521억원), 하나금융투자(514억원) 순으로 발행됐다.
신학용 의원은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D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대량 원금손실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제2의 키코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대중화 이면에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신학용 의원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