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철강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15일 코트라 베트남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최근 반가공 철강재에 잠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철강업계 4개사가 반가공 철강재의 수입량이 급증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수입 철강괴와 철강봉 12개품목에 대해 각각 45%와 33%의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정부에 청원한 것이 이번 조치의 발단이 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예비판정 결과를 토대로 수입 반가공 철강재에 대한 잠정 세이프가드 발동을 공표했다. 값싼 중국산 철강재가 밀려들어오면서 베트남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산업에 심각하고, 향후 복구 불가능한 수준의 어려움을 초래할 소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이프가드 조치는 오는 22일부터 발효되며 10월7일 종료된다. 개발도상국으로 대베트남 수출량이 베트남 전체 수입량의 3% 이하인 국가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가가 적용 대상이다. 한국도 포함된다. 품목은 철강괴 5개 품목과 철강봉 7개 품목이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반가공 철강재에 잠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사진/AP·뉴시스
베트남 경쟁관리국은 세이프가드 최종판정을 위해 반가공 철강재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반가공 철강재에 대한 최종 판정은 오는 6월 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무역관은 "반가공 합금철강재에 대한 잠정 세이프가드 발동은 아연도금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개시를 발표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베트남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 보호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성장둔화와 인근 국가들의 수입방어 조치 강화로 중국발 저가 제품이 베트남에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베트남 산업 전반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산업 및 품목에서도 수입규제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베트남 수출 및 투자진출 기업들은 대응전략을 사전에 수립해야한다고 베트남무역관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