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바이러스 첫 한국인 감염자 발생…증상은 호전 중

브라질 출장 중 모기에 물려 감염
확산 가능성 낮아 위기단계 '관심' 유지

입력 : 2016-03-22 오후 3:15:35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에 대한 유전자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브라질 동북부지역에 체류했던 L(43·남)씨는 전남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보건연구원이 실시한 유전자검사(RT-PCR)에서 이날 확진판정을 받았다. L씨는 브라질 세아라주 출장 중 모기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L씨는 11일 귀국 당시 특별한 증상이 없었으나 16일 발열로 전라남도 광양시 소재 의료기관에 방문했다. 다시 19일부터 근육통과 발진 증상이 나타나자 21일 의료기관에 재방문했다. 이후 해당 의료기관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보건소에 접수했고, 광양시 보검소는 채취 및 사례조사를 실시했다. 결국 L씨는 유전자검사 결과 양성임이 확인됐다.
 
앞서 L씨는 입국 후 질병관리본부가 발송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주의 문자를 받았으며, 의심증상 발생 후 의료기관을 방문해 브라질 체류사실을 알리고 진료를 받았다.
 
L씨는 현재 발열이 없고 발진도 가라앉는 등 호전을 보이고 있다. 보건당국은 격리치료는 필요 없으나 국내에 유입된 첫 사례임을 감안해 L씨를 전남대학교병원에 입원시켜 추가적인 정밀검사와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배우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현 단계에서 지카바이러스가 국내에 확산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위기단계를 현 관심단계로 유지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해외 환자 유입은 지속적으로 가능하나 모기에 의한 토착화나 확산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라며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기에 환자격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감염되며, 드물게 성접촉이나 수혈을 통해 감염된다. 또 흰줄숲모기 활동기간이 아니면 모기를 매개로 한 사람 간 추가감염 가능성은 낮고, L씨의 경우에는 귀국 후 헌혈을 하지 않아 혈액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없다.
 
다만 발생국가 여행객으로 인한 추가유입 가능성은 존재하는 만큼 질병관리본부는 대책반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상황실을 24시간 유지할 방침이다. 또 제3국을 경유하는 경우 입국자 정보가 누락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로밍정보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임신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발생국가 여행객에 대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카바이러스는 2015년 이전까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태평양 섬지역에서 발생보고가 있었으나, 같은 해 5월 브라질에서 처음 보고된 후 21일 현재 42개국까지 발생국가가 확산됐다.
 
특히 중남미의 지카바이러스 유행국가를 다녀온 입국자는 감염 의심증상이 없더라도 입국 시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귀국 후 2주 이내에 발열·발진에 결막염, 관절통,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의심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2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자 상황 및 관련 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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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