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변호사법을 위반해 소속 지방변호사회 허가 없이 대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한 전직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들이 조사위원회에 회부되거나 경고조치를 받게 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29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기업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한 이귀남,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 등 2명을 조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전 장관과 검찰총장이 겸직허가규정 위반으로 조사위원회에 회부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언론을 통해 변호사법 위반 사실이 알려진 직후 겸직허가를 신청하거나 신청 의사를 밝혀온 송광수,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문효남 전 부산고검장,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 홍만표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에 대해서는 경고조치와 함께 일정한 유예기간을 정해 겸직허가 및 신고절차를 이행하도록 촉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예기간 중 겸직허가와 신고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자 역시 조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서울변호사회는 이귀남, 김성호 전 법무장관에 대해 “정부조직법상 법무에 관한 사무의 최고책임자로서 누구보다도 국법질서준수에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으며, 변호사법상 변호사들의 위법행위를 시정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지위의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이들이 변호사의 겸직제한규정을 어긴 점은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조사위원회 회부 이유를 설명했다.
또 송광수, 김준규 전 총장에 대해서도 “겸직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인 만큼 경고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두 전직 총장들은 변호사법 위반 사실이 불거진 직후 서울변호사회에 겸직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변호사회는 다만, 노환균 전 법무연수원장과 이재원 전 서울동부지검장, 정병두 전 인천지검장에 대해서는 겸직허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노 전 원장 등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돼 등기를 마치기 전 겸직허가를 신청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은 소속변호사회인 서울변호사회 허가 없이 기아자동차 사외이사로 활동했으며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도 허가 없이 CJ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송광수 전 총장도 허가 없이 2013년부터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맡아 활동해왔으며 김준규 전 총장은 NH 농협금융지주, 문효남 전 고검장은 삼성화재해상보험,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은 두산중공업, 홍만표 전 기조부장은 LG전자에서 각각 사외이사로 활동해왔다.
변호사법 38조 2항은 ‘상업이나 그 밖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를 경영하거나 이를 경영하는 자의 사용인이 되는 것’,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업무집행사원·이사 또는 사용인이 되는 것’을 소속변호사회 허가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변호사회장은 조사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라 이귀남,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 등 2명에 대한 징계를 대한변호사협회에 신청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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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