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용산 개발사업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허준영(63) 전 코레일 사장이 31일 검찰에 소환됐다.
허 전 사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기 전 제기된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저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었지만, 공인이란 부담 때문에 말을 아끼다 오늘 비로소 한 말씀 드리겠다"며 "본 건은 한국자유총연맹에 해악을 끼치다가 퇴출당한 자들과 저를 몰아내려는 자들의 모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철도공사 사장 재직 중 철도부지 매도자로서 악조건에서도 용산 주민을 위해 협약 변경까지 하면서 최선을 다해 용산 사업을 살려 왔으나, 퇴임 후 1년 반이 지나 사업이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업을 하는 용산AMC(용산역세권개발)는 별도의 법인으로서 손모씨가 하청 사업 일부에 개입한 정황은 전혀 몰랐다"며 "검찰에서 어떤 것을 물어볼지 전혀 모르고 왔기 때문에 진술을 다 하고 난 다음에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폐기물업체 W사 운영자 손씨가 빼돌린 회사자금 중 일부가 허 전 사장에게 전달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9일 오전 허 전 사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용산 개발사업 관련 서류와 개인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용산AMC 고문으로 재직한 손씨는 용산 개발사업 중 폐기물 처리에 관한 120억원대 계약 과정에서 2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10일 구속됐다.
검찰은 이러한 비리 의혹을 포착해 지난달 23일 손씨의 여의도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손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허 전 사장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준비해온 쪽지를 읽고 있다. 사진/뉴스1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