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급물살…증시 영향은

"액션플랜 나오기 전까지 증시는 지지부진할 전망"

입력 : 2016-04-26 오후 3:49:54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계획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증시에 뚜렷한 영향을 주긴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전반적인 구조조정 범위를 단정짓기 어려운 만큼, 정책 가이드라인이 확정되기 전까지 일단 관망할 것을 권했다.
 

26일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액션 플랜으로 구체화되기 전까지 시장은 ‘중립 이하’의 기류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당시 코스피가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나오기 전까지 부진한 흐름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대표적 구조조정기인 IMF 구제금융 당시, 구조조정 계획과 대상 기업이 확정되기 전까지 신용스프레드 상승과 함께 지지부진한 주가 반응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범위와 시장 파급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음해 7월 구조조정 대상 55개 기업이 확정되면서 지수는 반등을 시도해 추세 전환에 성공한다. 구조조정 현실화로 경제가 원활하게 순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이다. 이는 지난 10년간 코스피가 상장폐지 종목이 증가했던 연도마다 상승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막연했던 구조조정이 구체화되면서 시장은 본격적인 브이(V)자 반등 경로에 올라섰다”며 “이를 현 상황에 접목시켜볼 때 액션플랜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시장 대응보다 밀도 높은 관망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IMF 당시처럼 과감한 구조개혁이 전개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구체적 구조조정안이 확정되더라도 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은 낮춰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냉정하게 판단해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낮은 업종군은 걸러내고, 실질적인 성과와 수치가 확인되는 중소형 종목에 집중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거론되는 업종의 경우 그만큼 업황이 어렵다는 이야기”라며 “이제는 실적이 나오는 강소 기업 중심의 ‘바텀업’(시황을 배제하고 종목만 집중 발굴하는 투자 방식) 대응이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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