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차 쏘나타가 장기집권하던 중형세단시장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형제 브랜드인 기아 K5정도가 유일한 경쟁자였다면 최근 예상밖 선전을 하고 있는 르노삼성 SM6가 숫가락을 얹더니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시장은 간만에 활기를 띄고 있다.
2일 각 사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쏘나타와
기아차(000270) K5(하이브리드 제외), 르노삼성 SM6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8057대, 3888대, 5195대씩 판매됐다. 여전히 쏘나타가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판매격차 추이를 봤을 때, 그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1985년 10월 첫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는 약 30여년간 국산 중형세단 시장의 절대강자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1년간 10만8438대를 판매하며 현대차 승용모델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오랜만에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며 전년 대비 20% 가까이 판매량을 끌어올린 기아차 K5도 쏘나타의 절반을 겨우 넘긴 5만8619대를 판매하는 정도였다. 한국지엠 말리부 판매량은 1만6338대였고, 르노삼성의 경우 SM5가 2만3866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경쟁 상대조차 안됐다.
하지만 지난 3월 르노삼성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SM6를 내놓자 돌풍을 일으키며 쏘나타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정식 판매에 돌입한 3월 한달간 6751대가 판매되며 LF쏘나타 6442대의 월간 판매량을 넘어선 SM6는 지난달에도 전체 내수 판매 가운데 60.8%에 해당하는 5195대를 판매하며 신차 효과를 이어갔다. LF쏘나타의 4월 판매량인 5788대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국산 중형세단 시장에서 오랜 시간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오던 현대차 쏘나타가 최근 르노삼성 SM6, 한국지엠 말리부 등의 거센 도전을 받고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현대차 LF쏘나타, 기아차 K5,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 르노삼성 SM6. 사진/각 사
여기에 한국지엠도 지난달말 중형세단 말리부의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며 중형 세단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말리부도 이번 한달이 아주 중요하다. 최근 신차효과는 몇달 가지 못하기 때문에 초반 기선 제압에 실패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신형 말리부는 기존 모델 대비 93mm 늘어난 휘베이스와 60mm 늘어난 전장의 넉넉한 실내 공간과 1.5, 2.0 터보 가솔린 터보 엔진 탑재를 통해 경쟁 모델 대비 빠지지 않는 주행 성능을 갖췄다. 특히 사전계약 첫날에만 2000대를 돌파하며 만만치 않은 초반 기세를 과시했다.
이에 현대차도 지난달 20일 2.0 가솔린과 1.7 디젤 모델에 젊은 가족층이 선호하는 편의 사양을 더한 '케어 플러스'와 1.6 터보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한 2017년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말리부 판매가 본격화되면 최근 쏘나타와 SM6가 팽팽하게 경쟁 중인 국산 중형 세단 시장의 판도가 또 한번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