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시가 투신자살이나 고공시위를 막기 위해 아치교 형식의 한강대교, 양화대교, 서강대교, 구리암사대교 4곳 모두 쉽게 오를 수 없도록 조치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들 교량 4곳 가운데 한강대교에는 오름 방지시설이 이미 설치됐지만, 나머지 3개 교량에는 오름 방지시설이 미설치됐다.
특히, 서강대교와 구리암사대교는 오르기 어려운 구조인 반면 양화대교는 오르기 쉬운 구조로 오름 방지시설을 새로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한강대교에는 2004년 롤러형 오름방지시설을 설치했으며, 서강대교와 구리암사대교 모두 경사가 크고 기울기가 있어 아치에 오르기 어렵다.
실제, 지난 3~4월 해고노동자 김정근씨가 양화대교에 올라 복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으며, 지난 4일에도 40대 소액주주 A씨가 해태제과의 신규 상장에 반대한다며 아치에 올랐다.
양화대교는 다른 한강교량과 달리 아치구조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인데다 점거했을 경우 차량·보행객으로부터 쉽게 주목받을 수 있어 고공시위 장소로 쓰이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양화대교에 오름 방지시설이 설치되면 고공시위로 인한 시민 교통 불편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화대교 오름 방지시설 설치공사로 인해 10~1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양화대교 양방향 부분 교통통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양화대교 양방향 1차로와 4차로 부분 통제가 이뤄지며, 양화대교(합정동↔양화동) 부분 통제로 작업구간 통과차량의 서행 유도가 이뤄진다.
서울시는 교통 통제하는 작업구간에 교통 혼잡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양화대교 이용차량은 가급적 우회도로를 이용하거나 작업구간 서행 및 안전운전을 당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한강교량 위에서 투신자살 소동이나 각종 고공시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해 한강교량에 오름 방지시설 설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고노동자 김정근씨가 지난 3월 24일 양화대교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마포소방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