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고했던 대로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ECB의 이 같은 결정이 선반영 돼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유로존 회사채 금리는 이날 ECB의 회사채 매입 시작과 함께 1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회사채 매입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의 외신은 이날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가 조사한 유로존의 10년물 회사채 평균 금리가 1.09%로 집계되면서 지난 2015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던 ECB가 회사채 대량 매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ECB는 이날 유틸리티와 보험, 통신 등의 분야에서 2~30년물의 다양한 회사채를 사들였다.
이에 유로존의 회사채 금리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벨기에 주류업체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의 2028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이날 1.339%까지 떨어졌으며 독일의 전기·가스 공급회사 RWE가 발행한 2021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인 1.062%로, 스페인 통신회사 텔레포니카SA의 회사채 금리도 1.427%로 떨어지면서 저점을 찍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사진/로이터
이에 WSJ은 ECB가 지나치게 많은 규모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회사채를) 다시 팔거나 더 사들이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마르쿠스 스타들만 로이드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CB의 회사채 매입이 시장의 유동성을 마르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ECB보다 먼저 회사채를 매입하려고 한다"며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유로존 회사채 투자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ECB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회사채 매입의 경기부양 효과에 대해 높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도 한슨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나는 이제까지 기업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국채 매입보다)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며 ECB의 회사채 매입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