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과거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선망의 직장으로 여겨졌지만 몇 년간 증시침체로 인해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6년전 1500명 수준이었던 애널리스트 수는 올해 1000명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55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수는 1074명이다. 2010년 1500명을 넘었던 애널리스트는 2014년 6월 1234명, 2015년 6월 1129명으로 감소했다. 2년 사이 160명(13%)이 줄었는데, 현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안에 1000명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2년간
한화투자증권(003530)은 32명에서 18명으로 감소했으며,
현대증권(003450)은 54명에서 43명으로, 한국투자증권은 67명에서 57명으로, NH투자증권은 93명에서 73명으로 각각 줄었다. 토러스투자증권(9명에서 1명), 리딩투자증권(12명에서 1명)과 같이 애널리스트가 1명으로 감소한 경우도 있으며, 아예 없는 증권사도 5개사로 집계됐다. 반면에 유안타증권은 32명에서 38명으로 증가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안타증권의 경우 과거 동양 사태 이후 대규모 인력이 떠났다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일은 힘들어졌는데 과거에 비해 대우가 악화되면서 업계를 떠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0년 1500명을 넘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가 현재는 1074명까지 줄어들면서 1000명 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사진/김재홍 기자
업계에서는 리서치센터가 ‘비용부서’로 인식되면서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여기에 처우까지 악화된 것이 애널리스트의 이탈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반도체 분야 최상위 애널리스트의 경우 연봉이 7억원 정도였지만 현재는 4억~5억원 선으로 내려왔다”며 “최상위가 그 정도 상황이며, 업계 전반적으로 연봉이 과거에 비해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이렇다보니 애널리스트 중 일부는 자산운용사로 옮기고 있다. 연봉 수준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큰 차이는 아니라는 판단 하에 고용 안정을 추구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올해 애널리스트 1000명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점쳤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과 KB금융이 각각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증권을 인수한 후 통합과정에서 다운사이징에 나설 공산이 크다”며 “하이투자증권도 매물로 나왔고, 증권사의 수익원 중 하나인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업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새로운 NCR 규제 시행으로 중소형 증권사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증권가에서 모바일 기반 트레이드가 확산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런 점들까지 고려하면 올해 1000명선 붕괴가 실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