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표 선거, '최경환 vs 정병국' 계파 빅매치 되나

입력 : 2016-06-15 오후 3:49:2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당권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표와 최고위원 중 하나를 선택해 출마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리한 도전을 감행했다가 대표 선거에서 떨어지면 최고위원도 못 된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선택이 예상된다.
 
15일 현재 차기 당권주자군에 속하는 이들은 최경환·이주영·이정현·원유철·정병국 의원 정도다. 현행처럼 집단지도체제라면 전당대회에 출마만하면 됐기 때문에 큰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는 8월 전당대회부터 대표와 최고위원을 나눠 선출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비박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복잡해질 수 있다. 대표 당선 가능성이 낮은 사람들은 당연히 최고위원이나 다른 당직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최경환 의원이 대표에 출마할 경우 같은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이나 원유철 의원은 출마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출신 대표론'을 펴며 출마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지만 친박계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경우 비박계 정병국 의원의 출마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당 대표 선거가 최 의원과 정 의원으로 대표되는 '계파 빅매치'로 펼쳐질 수도 있다. 다만 당권 의지가 강한 이주영 의원이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권주자들이 대표 출마를 고집하거나, 혹은 최고위원 출마까지 모두 포기해 버린다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교적 중량감이 낮은 인물들이 최고위원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뚜렷하게 후보군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지 못한 이들이 최고위원 쪽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제 결정됐기 때문에 아직 최고위원 출마 주자들의 윤곽이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탈락했거나 하반기 국회에 하는 것으로 양보한 사람들 중에 최고위원 출마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여성 의원으로는 이은재 의원과 나경원 의원의 출마가 예상된다. 여기에 기재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혜훈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할지도 관심사다. 여성 재선 의원인 박인숙 의원은 당초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내비쳤지만 복지위 여당 간사를 맡으면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중 당권 도전이 예상됐던 김성태 의원은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까지 출마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김무성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다면 최고위원에 도전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최경환(오른쪽) 의원과 이정현(왼쪽 위)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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