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2거래일 연속 순매도 추세를 나타냈다. 향후 외국인 자금 추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탈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불확실성이 점증하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371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했다. 브렉시트 당일인 24일 1498억원 순매도까지 합치면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4000억원에 가까운 매도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외국인 자금 추이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이탈을 점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영국 5대 은행의 현금성 자산 비중은 6% 수준인데, 과거 남유럽 재정위기가 극심했던 시기에 6.5%까지 높아졌던 사례가 있었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현금자산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유럽계 자금의 추가이탈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이 가장 큰 자금은 미국계이지만 외국인 수급 흐름을 주도하는 자금은 유럽계”라면서 “영국을 포함한 유럽 은행들의 자금회수와 맞물리면서 유럽계 자금 이탈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반면에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는 지금까지 ‘가본적이 없는 길’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코스피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졌지만, 반대로 코스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며 “유럽연합과 영국의 협상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말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영국계 외국인의 부정적인 수급영향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코스피 상장주식 기준 영국계 자금의 비중은 전체의 8.4%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출되면서 이번 브렉시트로 추가적인 유출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개최된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권역별 대응체계 점검회의’에서 “지난 24일 증시 하락폭은 과거 위기에 비해 크지 않았고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한 외국인 자금 매도 규모는 631억원으로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금융감독원 및 유관기관들은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는 등 시장상황을 수시로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