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선거유세장 방불케한 새누리 토론회

당권주자들, 중앙위 토론회 나와 '혁신만이 살길' 목청 높여

입력 : 2016-06-29 오후 4:47:1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의 직능조직인 중앙위원회가 29일 개최한 ‘새누리당과 중앙위원회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는 흡사 전당대회를 방불케 했다. 20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진단하고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8·9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들이 핏대를 세우며 당 혁신을 부르짖었다.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는 친박계 이주영 의원은 축사에서 “총선 패배의 결과를 맞이하면서 얼마나 분노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왜 그와 같은 참패의 결과가 나왔는지 원인 진단을 분명히 하고 그에 따른 혁신안을 잘 마련해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지도부에 강력히 반영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축사 도중 목소리를 높이고 얼굴을 붉히며 책상을 내리치는 등 흡사 당 대표 선거유세를 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비박계 당권 도전자인 정병국 의원도 축사를 통해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이번에 비대위 구성해서 혁신을 하자고 하면서 우리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천박한 계파싸움을 청산하자. 그 주체는 당 지도부가 아니라 여기 있는 중앙위원 여러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비박계 김용태 의원의 축사는 가장 짧았지만 누구보다 강렬했다. 김 의원은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로 시작되는 심순덕 시인의 시를 인용하며 중앙위원회를 어머니에 비유했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중앙위는 그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며 “중앙위가 새누리당의 혁신을 이끌어 정권재창출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발제자로 나선 정종섭 의원은 “총선에서 왜 패배했는지 원인과 분석에 급급하지만 원론적인 접근을 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당은 동일한 이념과 동일한 가치, 동일한 정책노선을 추구하는 사람이 모인 가치집단이자 이념집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치와 이념이 다르면 같이 할 수 없다. 예부터 도가 다르면 서로 도모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인사인 그가 유승민 의원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총선 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발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당시 이 위원장은 “유승민의 복당을 허용하면 새누리당은 또 다시 ‘이념 잡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다른 발제자인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새누리당은 과연 전 세계적 저성장 장기불황의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라며 “내년 대선은 지금보다 훨씬 악화되어 새누리당과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최용민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