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8·9 전당대회를 한달여 앞두고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박계는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세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친박계는 당권 주자 교통정리도 힘들어 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오는 14일 대표 취임 2주년을 맞아 지지자들을 포함한 수백명과 대규모 모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2014년 7·14 전당대회 당시 김 전 대표를 도와 일을 도모했던 사람들을 초청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자리다. 측근들은 "총선 패배 후 죄송한 마음을 전하지 못해 대접하고 인사를 드리는 자리"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세를 결집시키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내 비박계 인사들이 모여 당권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현재 김용태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병국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은 전당대회 룰이 결정되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언제든 단일화를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다.
반면 친박계는 당권에 도전하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 말기 친박계의 ‘각자도생’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최경환 의원이 쉽사리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는 것도 친박계 후보 난립으로 비박계에 어부지리로 당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이주영 의원은 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의 출마설에도 “제가 당 대표로서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해 판단을 받겠다”며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의원도 최근 KBS 보도 개입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에 출마해 중도 사퇴 없이 전당대회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핵심 친박계를 중심으로 오는 6일 의원총회에서 대표와 최고위원 분리 선출에 대한 비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지도부에 친박계 인사들을 많이 포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박계의 대응 움직임도 만만치 않아 이번 의총이 전당대회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14일 대규모 지지자 모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김 전 대표가 '한국적 제3의 길' 창립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