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친박, 임기후반 출구전략 쓰나

이정현도 당대표 출마 선언…김용태 "서청원 당당히 나와라"

입력 : 2016-07-07 오후 3:55:33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7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또 다른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이번 주말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맏형' 서청원 의원의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친박계가 이해관계와 입지에 따라 각자도생에 나선 모습이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겠다”며 다음달 열리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는 “두번이나 국회의원을 시켜준 순천시민들의 엄중한 명령이자 순천시민들께 했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당·청이 됐든 당내가 됐든 수직 또는 하향식 정치 관행은 반드시 시정돼야 하고, 제가 구상이 있다”며 “비서관부터 시작해 세번의 국회의원, 두번의 최고위원, 청와대 수석을 거치면서 지적한 내용에 대해 어떤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문종 의원은 오는 10일쯤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홍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최경환 의원과 서청원 전 대표에게 (나의) 출마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서청원 대표 추대설'에 대해 “그것 못지않게 서청원 대표가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장 합리적이고 온건한 홍문종이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단일화도 하는데 앞장서야 되지 않느냐는 말씀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이주영 의원과 이날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 여기에 홍 의원까지 후보가 난립함에 따라 박근혜 정부 임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자 친박계가 출구전략을 시작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은 당권을 포기하는 대신 내년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의 대표 불출마는 일보 전진을 위한 반보 후퇴인 셈이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최 의원의 당권 불출마가 굳어지자 서청원 의원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다. 당권이 비박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감에 따라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에게 패한 서 의원에게까지 손을 내미는 것이다. 이들의 서한까지 받은 서 의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 당권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언제까지 당내 패권주의에 매몰되어 국민과 동떨어져 살 건가. 서청원 의원은 당대표 경선에 당당히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혼란스런 친박계와 서 의원에 대한 '도발'로 풀이된다.
 
비박계에서는 김 의원과 정병국 의원 외에 나경원 의원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당대회 후보가 난립하면서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할 것으로 알려진 ‘컷오프 제도’가 8·9 전당대회 첫번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선관위가 컷오프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로 의결했다. 컷오프 제도가 마련될 경우 친박계와 비박계가 구상하고 있는 계파 간 양자 대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계파 모두 후보를 단일화해야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어서 컷오프를 반대하지 않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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