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가연계증권(ELS)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르면 9월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개최된 8월 금융개혁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위험성이 높은 파생결합증권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무분별하게 판매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겠다”며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쏠림현상으로 시장 안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등 리스크 관리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안을 두고 ELS 불완전판매로 투자자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다가, 일부 증권사들도 ELS로 인해 손실을 입은 점이 반영됐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ELS 불완전판매 피해사례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0일 금융개혁 기자간담회에서 ELS 규제강화에 대해 발언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규제 방침은 홍콩 HSCEI 지수나 유로스톡스 50 지수 등의 쏠림현상과 녹인(Knock-in, 손실구간 진입)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면서 “숙려기간 도입, 판매규제 강화 등을 방안을 마련해 ELS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경험, 여유자금이 있는 투자자 위주로 판매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빠르면 9월말 ELS 등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방안에는 금융당국이 이달 2일 발표한 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과 맞물린 ELS 규제도 포함된다.
대형IB 육성방안에 따르면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확충된 자금이 ELS 발행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ELS 규제와는 별도로 증권사들의 ELS 운용실태 점검에 나선다. 금감원은 올해 6월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고, 이달말부터 최대 증권사 4곳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단 삼성증권과 신영증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준경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유로스톡스 지수를 기반으로 한 ELS 발행 규모나 비중이 큰 증권사가 검사대상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검사는 위험성에 대한 모니터링 차원이지 유로스톡스 지수과 관련한 규제를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