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르는 근로기준법…노동시간 예외규정 삭제될까

정부안과 대안 논의 예상…4법 분리입법 여부 관건

입력 : 2016-08-15 오후 4:15:23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1953년 제정 근로기준법의 산물인 노동시간 및 특례·예외업종 규정이 곧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노동개혁 4법 ‘일괄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급성 등을 감안할 때 근로기준법은 다른 법률안들과 별개로 조속한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간사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을 법적 ‘근로자’를 고용한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노동·휴게시간 특례·예외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앞서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특례업종에 대해서도 노동시간 상한선(주 60시간)을 두는 내용의 개정안을 냈다.
 
두 개정안은 노동개혁 4법 중 하나인 정부·여당안과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개별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발의부터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 1~2년이 소요되는데, 당론 발의안을 비롯한 쟁점 법안 및 중복 법안은 여야 간 합의에 따라 처리 시기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과 한 의원의 개정안은 당론 발의안은 아니지만 정부안과 개정 조항이 겹친다.
 
정부·여당안의 경우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휴일노동을 연장노동(12시간)에 포함하되 주 8시간의 특별연장노동을 허용하고, 연장·야간·휴일노동에 대한 가산수당 지급기준을 명확히 하고, 노동시간 특례업종(표준산업분류상 26개)을 10개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 법안의 세부적인 내용과 별개로 여야가 장시간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현행 노동·휴게시간 및 특례·예외업종 규정에 대해서는 대폭 손질이 예상된다.
 
1953년 제정 근로기준법의 산물인 노동시간 및 특례·예외업종 규정이 곧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관건은 정부안의 논의 시기다. 야당은 파견법 개정안을 제외한 3법에 대해서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정부·여당이 파견법 처리 지연을 우려해 분리입법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시간 및 특례업종 문제가 지난해 9월 노사정 합의와 별개로 19대 국회에서부터 논의됐던 해묵은 쟁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근로기준법을 다른 법안들과 묶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휴일노동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별도의 규정이 없어 1주는 휴일을 제외한 5일이고, 휴일노동은 연장노동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이 기준이 돼왔다. 또 노동·휴게시간 특례·예외업종은 업종의 다양화로 인해 그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로 인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에 해당하는 장시간 노동이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정애 의원은 “근로기준법은 19대 국회 때 큰 틀에서 접점을 이뤘으나, 지엽적인 현안들에 발목이 잡혀 대부분의 법안이 처리되지 않고 폐기됐다”며 “특히 서비스업이 발달하면서 업종과 고용형태 등이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낡은 기준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위헌 결정된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에 대한 예고해고 예외규정도 조만간 삭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는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규정의 경우 이미 법률로서 효력을 상실해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더라도 적용에 있어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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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