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눈맞춤이 안되는 이유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08-17 오전 6:00:00
눈 맞춤은 자폐증을 진단하는 결정적인 지표 중 하나이다. 눈맞춤이 안 되는 것을 통해서 자폐증을 조기발견하기도 하고 눈맞춤이 좋아지는 것을 통해서 자폐증 치료성적을 평가하기도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자폐증 아동들은 눈맞춤이 안 된다. 간혹 눈맞춤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짧게 이루어지고 지속되지 못한다. 자폐 스펙트럼장애 아동들 중 간혹 대화 중 얼굴을 보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때는 상대방의 눈을 보는 게 아니라 입을 보는 것이다. 소리를 내는 발성기관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하는 것이지 사회적인 소통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자폐아동이 눈맞춤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폐증 아동들에게 눈맞춤은 불가능한 것일까? 설명 전에 답을 먼저 해보자. 답은 자폐아동들은 눈맞춤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것이다. 즉 할 수 있는 능력이 안 된다. 하지만 적절하게 노력하면 충분히 눈맞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일반인들은 시각정보를 처리할 때 중심적인 테마에 집중이 되고 나머지는 주변정보로 처리된다. 사회생활에서는 주로 사람에 시선이 집중되고 주변 사물은 배경정보 정도로 가볍게 처리되어 주변시야로 정보 처리 된다. 사람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중추신경계에서 정보처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폐증의 아동들은 주변정보와 중심정보를 구별해내지 못한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모든 정보가 중심적인 정보로 처리되어 중추신경계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것도 대체적인 이미지 정도가 아니라 세부적인 시각정보까지... 때로는 사람을 볼 때 머리카락 한 올 한 올 다 눈에 들어오는 것을 연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런 상태이니 사람의 얼굴은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는 시각 정보 중 아주 작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자폐증 아동의 대뇌피질에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사물을 분별하는 영역만이 작동한다. 사람을 볼 때 사물을 보는 피질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의미이다. 눈맞춤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폐아동들이 자신을 돌보는 부모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는 사랑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모의 눈과 얼굴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폐아동과 함께하는 부모는 아이의 눈맞춤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성장기 어린이의 뇌는 왕성한 가소성이 있기에 눈맞춤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아이에게 눈맞춤이 있을 때 더욱 즐거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라. 꾸준하게 노력하면 어느 날 아이가 당신과 눈맞추며 웃어주는 날이 올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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