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문서 제작 프로그램 ‘한글’로 알려진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인공지능(AI)·핀테크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아직 매출 비중은 오피스 프로그램이 부문이 높지만 AI와 핀테크 등까지 아우르는 종합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올해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컴오피스 네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한컴에 따르면 한컴인터프리는 AI 기반의 음성인식 통역 애플리케이션 ‘지니톡’의 보조장치 개발에 한창이다. 지니톡을 개발한 한컴의 자회사 한컴인터프리는 지니톡의 보조장치를 USB형태로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컴이 함께 세운 한컴인터프리는 지난 2008년 미래부의 지원을 받아 지니톡 개발에 착수해 2012년 한·영 통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4년 한·일과 한·중 통역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올해 7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까지 추가했다.
개발 중인 보조장치는 한국보다 통신 속도가 느린 해외에서 지니톡을 더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USB를 스마트폰에 꽂으면 느린 네트워크 속도와 관계없이 사용자의 음성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현재 지니톡은 무료로 제공되고 있지만 이 보조장치는 유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또 간단한 회화 문장외에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문장 번역 서비스를 추가로 유료로 제공해 수익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설립된 핀테크 자회사 한컴핀테크는 글로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서비스나 제품을 한컴핀테크의 플랫폼 ‘드림시드’에 올려 후원자를 모집한다. 일정 수준의 후원자가 모이면 모인 후원금으로 서비스나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후원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모집 분야는 소프트웨어부터 제조사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한컴이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세운 자회사가 지난해만 해도 ▲한컴커뮤니케이션 ▲한컴인터프리 ▲한컴핀테크 ▲한컴보노플레이 ▲한컴플렉슬 ▲씽크프리NV 등 6개에 달한다. 기존의 오피스 전문 기업에서 탈피하겠다는 김상철 한컴 회장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자회사들의 사업은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으로 수익적 측면에서는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한컴의 매출은 한컴오피스와 이지포토 등 기존의 오피스와 일부 SW가 총 매출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한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피스 SW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71%를 차지한 반면 한컴은 29%에 그쳤다. 19.2%에 그쳤던 2013년에 비해 성장했지만 여전히 MS와의 격차는 크다.
김상철 한컴 회장은 지난 7월 간담회에서 “올해는 최초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컴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18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