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올해 초 ‘만능 통장’으로 불리면서 관심을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다. 특히 증권사 ISA는 가입자와 가입금액이 모두 감소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부터 7월까지 증권사 ISA 가입자수는 23만2297명, 가입금액은 7268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입자수의 경우 3월 10만1385명에서 4월 7만4137명, 5월 4만5969명, 6월 2만1635명의 추세를 보이다가 7월에는 1만129명이 감소했다.
가입금액도 3월 2859억원, 4월 1767억원, 5월 1223억원, 6월 1557억원에서 7월 138억원 감소로 전환됐다. 반면에 은행은 7월 가입자수는 2만7509명, 가입금액은 1524억원 증가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올해 3월 신한금융투자에서 ISA 상품에 가입하는 모습. 그러나 최근 증권사의 ISA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사진/뉴스1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가입자수 감소는 기대했던 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은 실망감이 계좌 해지로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ISA가 다시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 3.5~4%의 수익률이 나와야 하는데 현재 수익률은 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은행보다 증권사 ISA 가입자들이 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면서 “출시 초기 폭발적인 반응에 비해서 현재 ISA에 대해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출시 이후 현재까지 증권사 ISA 수익률은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증권사 116개 일임형 모델포트폴리오(MP) 대표 수익률 비교공시를 보면 수익률이 3%가 넘는 경우는 6개에 불과했다. 2~3% 미만은 15개, 1~2% 미만은 43개, 0~1% 미만은 46개로 집계됐으며, 마이너스 수익률도 6개나 있었다. 평균 수익률은 0.98%에 불과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단위 : 명, 억원
한편, 증권사 ISA 실적이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IBK기업은행의 수익률 공시오류 논란이 은행은 물론 증권 업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대된 점도 악재로 거론된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이 전체 MP에 대한 공시수익률 전수조사에 나선 결과 증권사 중에서는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HMC투자증권, 현대증권에서 수익률 공시에 오류가 발생했다.
조남희 대표는 “증권은 물론 은행에서도 전반적으로 ISA 실적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률 공시 관련 신뢰의 문제까지 등장했다”면서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증권사 ISA의 전체규모는 증가할 수 있어도 가입자수가 증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