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가 경찰 등 국가기관에 가입자의 개인위치정보를 제공한 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기관의 위치정보 수집에 대한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위치정보법을 마련했지만 현실에서는 제약이 되지 못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이통 3사가 국회 미방위에 직접 보고하도록 돼 있는 개인위치정보 제공 내역을 확인한 결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단 한 차례도 국회에 자료를 제출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위치정보법)상 위치정보사업자는 미방위에 개인위치정보 제공 건수·일시 등 자료를 매 반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통 3사 중 KT만 유일하게 개인위치정보 관련 자료를 국회에 보고했다. KT는 지난해 7~12월 사이 경찰청에 37만1002건의 개인위치정보를 넘겼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제공 내역을 보고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현행법을 명백히 위반했다"며 "긴급구조를 위한 위치정보 이용이라도 국가기관의 오남용 방지를 위해 마련된 최소한의 규정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이통사가 개인정보보호에 여전히 소홀히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통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 경찰관서는 위치정보법에 따라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생명·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위치정보사업자의 개인위치정보(기지국 위치)를 이용할 수 있다. 경찰은 지난 2012년부터 긴급구조기관으로서 이통사의 위치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공권력이 수집하는 위치정보에 대한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사후에 법원 심사 또는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긴급구조의 특성상 신속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는 경찰 입장에 따라 사후승인 대신 국회 보고로 대체됐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