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마크 리퍼트(43)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56)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8일 살인미수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행도구인 과도의 크기와 공격 강도, 부위와 반복성,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부위와 정도 등을 살펴볼 때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옳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범행을 가할 당시 한 말과 배포하려던 유인물의 내용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선전·선동 및 활동과 부분적으로 일치할 뿐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범행이 북한의 선전·선동 및 활동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합치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혐의를 무죄로 봤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 동기와 북한에 대한 생각 내지 신념, 전력 등에 비춰볼 때 피고인의 주장이나 피해자에 대한 범행이 북한의 활동에 호응·가세한 것이라거나 찬양·고무·선전하는 것과 같이 평가될 정도로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대한민국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3월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현장에서 체포됐고, 검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외교사절폭행,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1심은 지난해 9월 김씨의 살인미수·외교사절폭행·업무방해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으나 2심 역시 1심을 유지했다. 이에 쌍방이 상고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 씨가 지난해 3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현장검증을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거부의사를 밝힌채 현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