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앞세우며 10~20대에게 주로 인기있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가 최근 직장인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강남이나 여의도 등 오피스 타운 밀집 지역에서 비즈니스 캐주얼 의류 취급 비중을 늘리고 쇼핑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은 광화문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등 직장인 소비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최근 자사 SPA 브랜드 스파오의 강남점 매장을 확장 오픈하면서 인근 직장인 소비자를 위한 셔츠, 블라우스, 슬랙스 등 비즈니스 오피스룩을 한층 더 강화해 선보였다.
평일 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저녁시간대에 주로 찾는 20~30대 직장인을 겨냥한 상품 구성이다. 남성 직장인을 타깃으로 제작한 구김이 적은 '이지케어 셔츠'의 경우 리뉴얼 이후인 9월 매출이 전월대비 2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스파오의 남성용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인 '스파오포맨'도 강화하며 강남점이나 명동점 등 복층 매장을 사용하는 지점에서는 한개 층 전체 내지는 절반을 할애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앞서 상반기에 광화문점을 오픈하며 인근 직장인의 수요를 고려해 셔츠와 블라우스 등 비즈니스룩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쇼핑 상권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지역에 입점해 예상보다 더욱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최근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인 것도 직장인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여의도 IFC몰점에서도 전면에 남성 비즈니스웨어를 집중 배치하고 상·하의, 속옷, 캐주얼 의류, 양말 및 디자인 제품들을 순서대로 배치해 남성 고객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매장을 만들었다.
삼성물산(000830)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역시 코엑스와 여의도 IFC, 판교점 등 직장인 밀집지역에서는 전체 상품의 40% 정도를 비즈니스 라인으로 구성했다.
이들 직장인 특화 매장은 공통적으로 20~30대 사회 초년생을 주 소비자로 잡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상대적으로 가벼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SPA 의류를 많이 구매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기업들이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 도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관련 의류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타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기존 상품을 비즈니스룩으로 묶어 새롭게 스타일링해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스파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