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공매도, 제도개선 통한 신뢰회복 절실하다

입력 : 2016-10-20 오전 6:00:00
한미약품 사태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다른 제약, 바이오 종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지면서 일부 의원들은 금융당국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질타했다. 검찰은 한미약품 본사는 물론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호재성 공시가 있고 난 후 다음날 개장 후 30분이 지나 악재성 공시가 이뤄졌다는 점, 그 시간 동안 미공개정보를 확보한 세력들이 공매도를 해 대규모 이득을 챙기고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점이다. 
 
일단 한미약품 사안에서 ‘공매도’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 사례들을 봐도 공매도 논란 속에서 피해자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가 아닌 개미 투자자였다.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개인이 공매도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회의 불평등이라는 인식, 정보의 비대칭성 등이 복합적으로 엮이면서 공매도에 대한 반감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감에서  “공매도를 폐지하면 시장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
 
그 전에 금융위 간부회의에서도 “제도의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언했기 때문에 공매도 제도 자체에 큰 수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나 전문가들은 물론 국회의원까지 나서 공매도에 대한 다양한 개선방안이 나오고 있다.
 
현재 공매도 공시제도는 실질적인 주체를 나타낼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국내 증권사와 스왑 거래를 하면 공매도 공시제도에 노출되지 않는다. 
 
유상증자 결정 후 공매도 거래가 주가하락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신주 발행가격이 확정되기 전까지 공매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공매도로 인한 문제는 결국 불공정행위와 연계되기 때문에 공매도 폐지보다는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과징금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제는 시장의 불신이 팽배해있고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미약품 사태에서 공매도 제도 개선과 불법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이와 비슷한 사건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불과 올해 6월말, 당국은 공매도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매도 관련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충실히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다고 했다. 그러나 3개월 후 한미약품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김재홍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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