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중견 건설업체에서 일하는 최모씨(31·남)는 상여금이 없는 평달에 월 250만원(세후) 정도의 임금을 받는다. 월소득은 일용직보다 많지만, 일당으로 쪼개 계산하면 기술이 없는 잡부보다 조금 더 받는 수준이다. 최씨는 “일용직 중에서도 목수는 12만~17만원, 용접은 20만~25만원 정도의 일당을 받는다”며 “반면 월급제 정규직은 하루 작업물량이 정해진 일용직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인지 월급을 계산할 때 ‘일당을 일한 일수에 곱한 것보다’ 덜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업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이 많은 ‘유일한’ 산업이다. 교육서비스업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 및 정액급여가 정규직보다 많지만, 그 차이가 미미하고 임금의 절대적인 수준이 타 업종보다 높아 건설업의 비교 대상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상반기 발표한 ‘2015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업의 지난해 시간당 임금총액은 1만6491원이었다. 고용형태별로 정규직은 1만6052원, 비정규직은 이보다 1011원 많은 1만7063원을 받았다. 초과·특별급여를 제외한 정액급여는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비정규직의 시간당 정액급여는 1만6834원으로, 정규직(1만4700원)보다 2123원 많았다.
건설업에서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이 정규직보다 많은 데에는 건설업의 특수한 근로계약 관행과 타 업종보다 높은 비정규직 임금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기존의 초과수당이 정액급여에 편입되는 추세를 보이면서 수년간 정체됐다. 고용노동통계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까지 7월 정규직의 시간당 정액급여 증가폭은 348원(2.8%)에 불과했다. 또 월 초과노동시간은 0.9시간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소정노동시간은 9.0시간 늘었다. 이는 월급제 정규직의 정액급여는 거의 고정된 상태에서 초과노동시간의 일부가 근로계약상 소정노동시간으로 편입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비정규직의 임금총액 및 정액급여는 전체 17개 산업 중 교육서비스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건설업에는 1인 용역업체와 고기능 근로자가 많다. 이로 인해 비정규직 임금의 평균치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8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만리재고개 인근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선그라스를 쓰고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외벽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