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이 국내 증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결 결정이 국내 증시에는 불확실성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38p(-0.31%) 하락한 2024.69p로 마감했다. 다만 국회 탄핵 표결 결과는 이날 장 종료 이후 시점에서 발표되면서 증시에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탄핵 결정이 국내 증시에는 불확실성 감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탄핵안이 가결됐어도 헌법재판소의 결정 등 정치적 이슈는 계속 남아있다”면서도 “만약 탄핵안이 부결됐다면 국정마비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도 변수로 꼽히지만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상황을 고려하면 상승 모멘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브라질의 탄핵과정을 보면 불확실성 해소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국내 증시의 기초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하락 추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도 “시장에서는 탄핵안이 가결될 것으로 대부분 예상했다”면서 “이번 결정이 불확실성 확대보다는 감소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에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판결을 내놓을 지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실제로 지난 2004년 탄핵정국 기간 거래대금과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9일 탄핵 가결 이후 긴급간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혼란한 틈을 타서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규율을 엄정하게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처럼 변동성이 확대되고 투자자 불안이 커지는 시점에서 루머 등을 통한 불공정 거래 및 투자자 피해 우려가 있다”면서 “자본시장조사단을 중심으로 ‘정치테마주’ 등 이상 급증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